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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영화

[영화] 한산: 용의 출현 후기, 명량과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있다.

by _화양연화 2022.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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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영화 한산을 보러 가자고 했다. 그런데 난 솔직히 영 당기지가 않았다. 물론, 명량을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라는 소재가 새로울 것이 없었고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 학익진 등등 이 내용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또 다 아는 내용을 국뽕 차오르게 만든 영화 아냐'라는 생각에 그다지 보고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인의 "왜구가 계속 뚜까 맞아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대."라는 말에 피식하고는 따라나섰다. 계속 뚜까 맞는다는 표현도 웃겼고 그러고 보면 최근에 본 드라마나 영화 중 어떤 것도 나에게 완벽한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준 게 없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스트레스 쫙~ 풀리는 카타르시스 그것이 필요했다. 나에겐.

영화를 보고 난 후 지금, 보기 전 이순신 장군 새로울 것이 없다라고 한 나 자신을 정말 반성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한산]은 매우 매우 매우 재미있었다. 김한민 감독의 연출력도 미쳤다. 일단 이순신 장군은 그저 '갓'이고 김한민 감독은 다 아는 내용을 스릴 넘치고 긴박하며 두 손을 부여잡으며 영화를 보도록 만들었다. 긴장감을 정말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인의 말대로 왜의 수군들을 전멸시키는 완벽한 승리는 카타르시스 그 자체였다.

정말 이 영화는 추천하고 싶다. 아마도 나같이 한산이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정말 큰 오산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단 보고 말해요! 현재 4일 만에 100만을 돌파했다고 하는데 분명 이것은 재미있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한산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도 흥미있다. 김한민 감독은 처음부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영화 3부작(명량, 한산, 노량)을 기획하고 있었다. 노량도 이미 크랭크업에 들어갔고 내년 초 개봉을 예상하고 있다. 보통은 이런 시리즈가 정말 쪽박이 나지 않는 이상 중간에 배급사가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명량의 메인 제작, 배급사는 CJ였는데 한산은 롯데가 메인 제작 및 배급을 담당하고 있다. CJ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장군 시리즈를 포기하고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을 선택했다. CJ는 안 그래도 코로나로 인해 영화계 전체가 힘들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터키에 투자하면서 터키 경제가 파탄 나고 환율도 무너지면서 그 손실 여파가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에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동시에 2개의 대작에 투자하는 것은 분명히 부담이 됐을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로 보이기는 한다.

들여오는 소문에 의하면 CJ는 한산은 국내에서는 경쟁력이 있겠지만 세계 시장에서 흥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봤고 외계+인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외계+인에 세계인을 공략할 한류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내용도 호불호가 크게 나뉠 수 있는 내용이라 아마도 전세계 흥행은 어렵지 않을까라는 평가들이 많았다. 그에 비해 롯데는 올해 배급한 탑건도 크게 흥했고 한산으로도 쏠쏠한 재미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비하인드는 이쯤하고 한산과 명량을 비교해 보자.
참고로 명량은 1597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한산은 1592년이다. 그러니 한산이 명량보다 5년 전 이야기인 것이다.
일단, 명량에 나온 등장인물들이 한산에도 많이 보인다. 연기한 배우가 다르다 보니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솔직히 모르고 봐도 전혀 문제없다. 그러나 아 이 사람이 명량의 그 등장인물이구나 연결해보면 좀 더 연기가 유기적으로 이해되고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일단 이건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한산에서의 이순신 장군 배우는 박해일이고 명량은 최민식이다.


한산은 전반적으로 전투씬에 집중한 반면 명량이 좀더 신파적이고 감정선, 캐릭터의 심리묘사가 더 드러난다.
이순신 캐릭터 역시 박해일은 고뇌, 막중한 책임감, 리더십 이런 것들을 좀 더 담백하고 강직한 모습으로 연기한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깊게 본 캐릭터가 일본의 수장 와키자카이다.
한산에서는 변요한이 명량에서는 조진웅이 연기했다.


한산에서 와키자카는 두려울 것 없이 전투적인 캐릭터이다. 그러나 명량에서는 이순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전투에서 앞으로 나아가기를 주저한다. 와키자카는 한산도 대첩에서 대패하고 병사를 다 잃고 무인도로 헤엄쳐서 수일간 미역만 먹고 버티다가 겨우 일본으로 도망갈 수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와키자카는 이순신에 대해 글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는 이순신이라는 조선의 장수를 몰랐다. 단지 해전에서 몇 번 이긴 그저 그런 다른 조선 장수 정도였을 거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내가 겪은 그 한 번의 이순신 그는 여느 조선의 장수와는 달랐다. 나는 그 두려움에 떨려 음식을 며칠 몇 날을 먹을 수가 없었으며, 앞으로의 전쟁에 임해야 하는 장수로서 나의 직무를 다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 갔다."

명량에서 왜 그랬는지 한산을 보면 바로 납득 가능이다. ㅎㅎㅎ

준사역으로는 한산에서는 김성규, 명량에서는 오타니 료헤이가 연기했다.
한산에서는 어떻게 준사가 항왜(조선시대 투항한 일본인)가 되었는지가 나온다.
조선과 왜의 나라 대 나라의 전쟁이 아닌 의와 불의 간의 전쟁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김성규라는 배우는 잘 몰랐는데 킹덤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라고 한다.
딱 하나 옥에 티라면 한산에서는 우리말을 잘하던 준사가 명량에서는 일본 배우가 연기한 탓인지 일본어만 한다. ㅎㅎㅎ

참, 그리고 한산의 일본어 연기가 어색하더란 평도 많던데 고어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그렇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도노'라는 단어를 그대로 번역 없이 자막으로 썼던데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처음에 이름인 줄 알았다가 이 사람 저 사람 다 도노라고 해서 혼란스러웠다는 평도 있었다. 높은 사람을 부르는 호칭인데 님이나 장군? 뭐 이런 식으로라도 번역을 해줬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탐꾼 임준영역으로는 한산에서는 옥택연, 명량에서는 진구가 연기했다.


물론, 명량에서 임준영은 비중이 큰 역할인데 반해 한산에서는 그리 씬이 많지는 않다.
옥택연이 극의 흐름을 깰 만큼 연기를 못한 것은 아니지만 정탐을 하면서 그 긴장감과 두려움을 나타내는 연기를 진구가 너~무 잘해서 옥택연의 연기가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기생이자 정탐꾼에게 도움을 주는 정보름 역은 한산에서는 김향기, 명량에서는 이정현(진구(임준영)의 벙어리 아내)이 연기했다.


한산에서의 인연으로 명량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것으로 나오는구나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었다.

이렇게 명량과 비교해서 보니 한산의 재미가 더 배가되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정리해 보았다.

한산: 용의 출현은 나중에 OTT에 풀린다면 한번 더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국뽕이라면 어떠냐 이렇게 재미있는데 ㅋ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다면 <한산:용의 출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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